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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13살때였다.
심은하를 좋아해서, 심은하처럼 예뻐지고 싶었던 친 누나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가본 영화관이었다.
지금처럼 멀티플렉스관도 아니고 단일관이었다.
포스터도 그림으로 그려놓은 , 지금 어린 친구들은 "응답하라 1994" 에서나 볼법한 풍경들이 당연시 여기던 때였다.
그곳에서 나의 첫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다.
그 당시 나는 어리기도 했고 아무것도 모르던 뽀시레기 시절이었다.
그냥 너무 지루했고 꾸벅꾸벅 졸았던 기억이 난다.
정확히 10년 후 23년을 살아온 나의 인생에 한번의 사랑이 지나고 보았던 "8월의 크리스마스"는 13살 뽀시레기때 봤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영화였다.
한 남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내가 어렸을 때 아이들이 모두 가버린 텅빈 운동장에 남아있기를 좋아했다.
그곳에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사라져 버린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
8월의 크리스마스를 6번? 7번? 보았을때 인가? 문뜩 지금까지와는 다른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는 정원 (한석규)과 다림 (심은하)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 대한 멜로영화 라고 생각했는데, 저 대사를 하는 정원(한석규)의 독백을 듣고 한 남자의 " 삶과 죽음" 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 정원 ( 한석규 )은 단 한번도 살고싶다 라는 이야기나 행동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냥 담담히 정원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겨질 사람들을 걱정하며, 그 죽음에 화가나기도 하지만, 겸허히 받아드린다.
특히 혼자서 비디오 보는 방법을 모르는 아버지(신구)에게
" 아니요 아부지~ 전원 먼저 키신다음에 이 단추를 티비쪽으로 하고 이렇게 4번이요!! "
라고 화를내는건지 걱정을 하는건지 반반 섞어서 말하는 극중 한석규의 연기력은 ... 진심 미쳤다.
이렇게 죽을날만 받아놓고 기다리던 어느날 주차 단속요원 다림(심은하)이 시한부 인생 정원(한석규)의 삶에 한발자국 다가온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서먹하게 몇마디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지원(극중 첫사랑)이는 내게 자신의 사진을 치워달라고 부탁했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우리나라 최고의 멜로영화로 여지없이 추천하는 이유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누구나 느꼈을 법한 "공감"을 선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 정원 ( 한석규 )의 나지막하게 읊조리는듯한 독백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어느날 비를 피해 사진관으로 우연히 들어온 다림(심은하)은 정원의 짧은 대화를 통해 호감을 느꼈는지 , 주차단속 사진을 인화한다는 핑계로 매일 정원(한석규)의 사진관으로 찾아온다.